자연과 사람의 상생
한국의 갯벌로 떠나는 ‘패스포트’
“상생(相生) 여행법”
자연 생태를 지켜야 한다는 의식과 더불어 ‘지속가능한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갯벌이 지속가능한 여행지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한국의 갯벌을 관찰하고 경험하는 자연친화적인 여행을 통해 자연과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고 환경과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여행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오랜 시간 동안 자연이 만들어 온 갯벌과 수많은 생물들의 집으로 떠나는 여행을 위해서는 ‘패스포트’가 필요하다. 바로 자연이 만든 건축물인 갯벌을 방문하기 전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 꼭 지켜야 할 에티켓을 안내하는 가이드북이기도 하다. 자연과 사람이 동행할 수 있는 한국의 갯벌 ‘패스포트’, 그 첫장을 펼쳐보자.
여행하며 지구를 지켜요!
ESG 갯벌 여행
“불편해도 좋다!”
“여행지에 다녀간 흔적을 남기지 말자!”
편하고 즐기기에만 충실한 여행이 아니라 조금은 불편해도 지역의 환경을 지키고,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동참하는 여행이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 바로 ESG 여행이다. 소중한 자연이 후대로 이어지도록 여행자와 지역 주민이 함께 노력하는 지속가능한 여행, 한국의 갯벌여행은 새로운 여행에 동참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지구를 살리는 바다의 허파
온실가스 막는 ‘블루카본’ 천국 | CO2 흡수량 260,000톤 *연간
지구를 살리는 바다의 허파
온실가스 막는 ‘블루카본’ 천국
CO2 흡수량 260,000톤 *연간
지구온난화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는 이산화탄소. 그런데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자연계의 영웅이 있으니, 바로 갯벌이다. 갯벌은 해양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를 뜻하는 ‘블루카본(Blue Carbon)’의 천국으로 알려진다. 블루카본은 염습지에서 자라는 염생식물과 갯벌에서 자라는 미세조류, 잘피 등 탄소를 흡수하는 해안 생태계로, 바다로 흡수되는 탄소의 절반 가량을 저장한다. 세계의 갯벌 중에서도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한국의 갯벌은 약 1,300만 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으며, 연간 26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고 한다. 이는 연간 승용차 11만대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갯벌은 육상에서 배출되는 각종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기능도 뛰어나다. 갯벌 1km2가 하루 2.17톤의 오염물을 정화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한국 서남해안의 갯벌은 질소와 인을 정화하는 데 영국 염습지에 비해 15~200배 까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한국의 갯벌은 지구를 살리는 허파이자 정화하는 소중한 존재이다.
생태계의 보고
세계 최고의 해양생물다양성 보유 | 770여 종 해양생물 서식 *연간
생태계의 보고
세계 최고의 해양생물다양성 보유
770여 종 해양생물 서식 *연간
바닷물이 빠져나간 갯벌은 고요하지만, 사실은 수많은 다양한 생물들이 저마다 터전을 일구며 살아가는 생태계의 보고이자 해양 생물들의 안식처이다. 갯벌은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경계지대로서 먹이 및 영양분이 풍부하기 때문에 다양한 해양생태계의 먹이사슬이 시작되는 곳이다. 또한 다양한 생물들에게 산란터를 제공하는 중요한 장소이다. 특히 한국의 서남해안의 갯벌과 그 주변생태계에서 서식하는 어류는 200여종, 갑각류가 250여종, 연체동물이 200여종, 갯지렁이류가 100여종 이상이 된다. 이밖에도 여러 동물군에 속하는 수많은 해양무척추동물들, 미생물, 200종류 이상의 미세조류에게 서식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의 갯벌은 총 770여종(2020년 기준)의 해양생물이 서식해 같은 세계자연유산인 와덴해 갯벌의 400여 종보다도 우수한 세계 최고 수준의 생물다양성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이외에도 100종이 넘는 바다새들과 50종에 가까운 현화식물들이 갯벌과 연계된 생태계에 의존하며 살아가고 있다.
수산물 보물창고, 황금 갯벌
역동적이고 풍요로운 삶의 터전 | 해산물 생산 약 9톤 *연간
수산물 보물창고, 황금 갯벌
역동적이고 풍요로운 삶의 터전
해산물 생산 약 9톤 *연간
갯벌이 깨어나는 시간이면 어민들도 어김없이 갯벌로 나아간다. 고운 펄 위로는 뻘배를 타고 나가 낙지와 꼬막을 잡고, 건간망에 걸린 칠게를 수확한다. 단단한 혼합갯벌에서는 경운기를 타고 나가 손도구를 이용해 동죽과 백합, 바지락 등 조개류를 채취하는가 하면, 밀물과 썰물이 드나들 때마다 김 양식을 위해 바쁘게 손길을 움직이기도 한다. 갯벌의 형태도 어업의 형태도 다르지만, 한국의 갯벌은 94,478톤(20년 기준), 연간 약 9t의 다양하고 풍부한 수산물을 제공하는 자원의 보고이다. 그중 바지락 45,745톤, 굴 33,622톤, 낙지 5,923톤 등이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의 갯벌은 다양한 생물들의 편안한 서식처이자 인간에게도 삶의 터전이다. 전통적인 어업 활동을 기반으로 갯벌과 더불어 오랜 세월을 살아오고 있는 생명의 공간이며, 끝없는 생명의 순환이 부지런히 이어지는 풍요와 역동의 공간이다.
새들의 안식처
철새들의 쉼터, 생존의 땅 | 도요·물떼새 100만 마리 경유
새들의 안식처
철새들의 쉼터, 생존의 땅
도요·물떼새 100만 마리 경유
해마다 봄 가을이면, 특별한 손님들이 한국의 갯벌을 찾아온다. 바로 철새들이다. 특히 철새들의 동아시아-대양주 이동경로에 해당되는 한국의 갯벌은 전세계 300여 종 철새 중 매년 약 100만 마리 이상의 도요 물떼새류가 봄 가을마다 찾아오는 중간기착지이다. 이들은 여름철에 시베리아와 알래스카, 중국 북부에서 번식하고, 가을철에는 한국 갯벌에 기착한 후 월동지인 동남아시아와 호주, 뉴질랜드로 이동한다. 이들 중에는 멸종위기종인 넓적부리도요, 청다리도요사촌, 알락꼬리마도요 등을 포함해서 41종의 도요과, 멸종위기종인 흰목물떼새, 검은머리물떼새 등을 포함하여 물떼새과 14종이 찾고 있다. 이처럼 새들이 그 긴 여행의 중간 기착지로 찾는 이유는 바로 풍요의 땅 갯벌이 있기 때문이다. 철새들의 안식처이자 전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물새 중 47%의 주요 서식지라는 점에서도 한국 갯벌은 그 가치가 대단히 크며, 반드시 모두가 함께 지켜가야 할 특별하고 소중한 자연유산이다.
생명의 터전, 해양 생물의 집
한국의 갯벌로 떠나는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