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는 한국인들이 간단한 식사용으로 자주 즐기는 음식이다. 한국에는 생일날이나 결혼식 등 잔칫날 국수 먹는 전통이 있다. 기다란 국수면발만큼이나 축하를 받는 이가 오래도록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는다. 한국에서 “국수 언제 먹여줄래?”라는 말은 언제 결혼하느냐는 뜻이다.

 

귀한 음식에서 친숙한 음식으로

오늘날 국수는 한국인이 밥 다음으로 즐기는 주식이나 예전에는 귀한 음식으로 대접받았다. 쌀농사가 주를 이루었으므로 국수의 재료인 밀이 많지 않아서 생일, 결혼식, 회갑연 등 잔칫날에나 먹는 음식이었다. 귀한 재료로 만들어진데다가 기다란 면발이 ‘장수’의 뜻을 담고 있다는 믿음이 더해져 잔치의 즐거움을 높여주는 음식이었다. 이러한 전통은 가장 친숙한 국수음식인 ‘잔치국수’라는 메뉴를 탄생시켰다.

 

골라 먹는 즐거움이 있는 국수

한국의 국수는 재료도 많고 조리법도 풍부하다. 밀가루가 귀한 재료였으므로 메밀, 칡, 옥수수, 감자, 고구마, 녹두, 콩 등을 가루 내어 혼합하게 되었고 그 결과 다양한 국수가 만들어졌다. 국수는 조리법에 따라 구분하기도 하는데 크게 따뜻한 국물을 부어먹는 온면 또는 국수장국과 차가운 국물을 부어먹는 냉면, 국물 없이 양념을 넣어 비벼먹는 비빔국수로 나뉜다. 온면육수는 육류나 해조류 등 동물성 재료를, 냉면육수는 김치 국물이나 콩 국물 같은 식물성 재료를 주로 쓴다.

 

여름엔 뜨겁게, 겨울엔 차갑게 즐기는 멋

온면 중 가장 보편적인 것은 멸치나 조개류를 끓인 국물에 국수를 만 잔치국수와, 해산물이나 닭고기 육수에 밀가루를 반죽해서 칼로 썰어낸 국수를 넣고 끓인 칼국수이다. 밀가루 반죽을 칼로 썰지 않고 손으로 뚝뚝 끊어 넣는 수제비도 별미다. 냉면은 두 가지가 있다. 쇠고기 끓인 국물에 동치미국물을 넣어 차갑게 식힌 다음 메밀국수에 부어 먹는 평양냉면과 칼칼한 회 무침 양념을 감자전분 국수에 비벼먹는 함흥냉면이다. 한국에는 ‘열은 열로 다스린다’는 ‘이열치열(以熱治熱)’ 의 전통이 있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추운 날엔 온면을, 더운 날엔 냉면을 즐기지만, 겨울에 찬 냉면을 먹고 여름엔 뜨거운 온면을 먹으며 계절을 진하게 느끼기도 한다.

글 박현숙 작가 | 사진 이종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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